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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드는 생각

잡다 2008/07/04 22:28

 - 강유원의 글 "이문열에게 독서를 권함" http://armarius.net/ex_libris/archives/001160.html
 (뭐 이문열이 인터넷을 해서 강유원의 블로그에 올 일은 없으니, 이문열의 독서는 이미 물건너갔다고 보면 된다)

 - 최근의 상황을 보며 드는 생각은, 한국의 보수주의자(라고 불리는 이)들은 참으로 한심하다는 점이다. 이는 이념적 지향이 다른 것에 대한 비난이 아니라, 밥상을 차려줘도 수저를 잡을 줄 모르는 어린아이를 보는 안쓰러움에 가깝다.
 한국의 보수들은 촛불시위에 대해 배후설, 사탄설, 천민민주주의 등의 독설을 내뱉고 있는데 이는 조선일보를 열심히 구독한 안타까운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들이 말하는 친북좌경적 배후세력은 유감스럽게도, 존재하지 않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미미하고 한줌 밖에 안된다. 대책위를 구성하고 있는 단체들을 뜯어보면 그렇지 않다고 할 수 있지만, 이 상황이 대책위가 일방적으로 지도하고 있지 않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 아닌가? 항상 헌신적으로 운동을 하던 다함께가 프락치로 매도되는 상황을 보더라도 저 시청에 모인 대중들이 보수의 우려와 좌파의 기대와는 크게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석 달 만에 빠져나가버린 수십%의 이명박에 대한 지지자들이 그 짧은 시간에 좌파로 변신했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보수3당(관대하게 민주당을 제외하도록 하자)을 뺀 나머지 정당들의 지지율이 비약적으로 오르지도 않았다. 총선과 대선에서 한나라당에 몰표를 건네준 아파트값과 경제살리기, 자녀교육이라는 한국적이고 보수적인 욕망의 사슬이 끊어진 것도 아닐게다. 그저 정치적으로 좌파적이라고 할 수 없는 먹거리에 대한 안전(안전은 오히려 보수의 가치에 가깝지 않을까)에 대한 불안과 이명박 정부의 능력으로 어쩔수 없는 경제적 고통이 핵심적인 고리가 아닐까. 강유원의 지적대로 한국은 보수주의(서구 정치에서 통용되는 '보수주의'라는 틀을 그대로 옮겨 쓸 수 있을지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가 강한 나라이며,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국민의 절반이 넘는 광범위한 잠재적 지지층을 거저 확보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지 않은가.

 -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한나라당의 대응은 과거의 색깔론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었다. 아직까지 김정일이 남침을 호시탐탐 기도하고 있을 것이라 철썩같이 믿는(그리하여 합리적 판단이 불가능한) 어르신들에게는 충분히 먹일 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그저 자식새끼 좋은 대학가고 아파트값이나 좀 올랐으면 하는 이들에겐 뒷통수를 때릴 뿐이다. 결국 이명박과 보수세력이 좀 더 '세련되게' 말을 했어도 빠져나가지 않을 지지층들을 열심히 추려내고 있을 뿐이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명박이 죽을 쑤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이데올로기 싸움'이라고 할만한 것에서 완패를 당했기 때문이 아닐까. 절대다수의 대중의 삶을 피곤하게 만들어야 하는 신자유주의 지도세력에게, 그 피곤함을 잊게 해주고 경제성장에 전념할 수 있게 해주는 '말의 능력'이 중요한 미덕이라면 이명박은 정말 무능력하다. 결국 저들의 말을 대변하는 것은 알량한 조중동뿐이며, 남은 것은 경찰과 명박산성이라는 참으로 우스꽝스러운 물리력 뿐이 아닌가? 답답하고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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