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규, 𪚥(龍+龍+龍+龍)
읽은것들 2008/05/17 15:07
... 일전엔 미국을 다녀왔습니다. 미국을! 그러믄요, 저기 사진 보이십니까? 예, 바로 저 사진 ... 옆에 선 저 사람이 바로 조지 부시 미대통려입니다. 조지, 부시? 그러믄요 조지, 부시. 취임식을 둘러보고... 또 LA를 갔는데 말입니다... 미국이란 나라가 어떤지 아십니까? 그래, 어떠하더냐? 놀라지 마십시오 대형... 거지도 비만으로 살 수 있는 나랍니다. 어허, 거렁뱅이가 어찌 비만이 될 수 있단 말이냐. 삼백근이 넘는 거지도 이 눈으로 똑똑히 봤습니다. 어허, 하고 권왕은 할 말을 잇지 못했다. 얼마나 좋아진 세상인지... 모릅니다, 모르시겠지만... 좋아진ㅅ ㅔ상 속에서, 허나 쓸쓸한 표정으로 천마는 말을 흐렸다. 그나저나 자네의 경공이 이제 신의 경지에 올라섰네그려, 그래 태평양을 건넜다니 이 어찌 왜자할 일이 아니겠는가. 검제의 물음에 은사죽음을 한 사람처럼 천마는 눈을 깜박였다. 미국은... 비행기를 타고 다녀왔습니다.
그래도 대견한 일일세, 지금도 축지와 경공을 배우는 이들이 저리 있다니. 축지라니요 대형, 하고 천마가 헛헛한 웃음을 흘렸다. 무릇 행자(行者)가 됨이 우선이요, 하여 행각(行脚)을 깨친 후에야 축지의 축이라도 논할 수 있겠거늘... 그저 이따금 명주바람도 못 되는 장풍이나 보여주며 관비나 받아먹고 있습지요. 연명이라니, 생각을 하면서도 검제는 천마를 책망하지 아니했다. 술(術)을 펼쳐 득세를 원한다면 세간의 주목을 받고도 남을 천마였다. 대형... 대의를 가져선 살 수 없는 세상이고, 대인은 어느 한 곳 설 자리가 없는 세상입니다. 대의가 없다니, 일국이 섰고 남아와 기개가 이리 들끓거늘 어찌 대의가 없을 수 있겠느냐? 아아... 한숨을 쉬며 천마가 말했다. 대의가 있다면... 서른두평 아파트입지요, 혹 기개를 품은 남아라면 쉰평 정도를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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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소년 대신 노인의 이야기를 즐겨하는 것 같다. 아직까지는 역시 박민규, ㅋㄷㅋㄷ 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