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J.Overy 『대공황과 나치의 경제회복』

공부방 2008/01/30 02:58


 이러한 견해는 분명히 나치운동 및 나치 지도자의 경제적 민족주의, 그리고 그들의 반자유주의적이고 반자본주의적인 이념과 일맥상통하였다. 이데올로기적으로 확고한 새로운 경제체제가 나치 지도자의 야심 때문에 등장한 것인지는 여전히 논쟁거리로 남아 있다. 나치 경제정책의 결집력을 신봉한 이데올로기적 기구와 제도상의 경쟁자가 지나치게 많았다. 바이마르공화국과 제3제국의 경제정책 간에 명백한 연속성이 존재한다는 것은, 한때 평가했던 것처럼 1933년 1월을 경제전략상의 중대한 전환점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틀러의 등장은 뚜렷한 정치적 변화를 초래했다. 신정권은 바이마르공화국 말기의 사회적 정치적 불안정을 해소할 것을 약속했으며, 재계는 이를 환영하였다. 히틀러가 경제적 실험을 결코 원치 않는다고 분명히 밝힘에 따라 나치운동의 급진성에 대한 우려는 점차 감소하였다. 1933년 5월 노동조합의 붕괴와 임금동결 역시 기업가의 이해가 일치했다. 나치 정권의 정열적이고 공개적인 재고용 캠페인은 경기후퇴기의 정치적 논쟁을 단순화시켰고, 국민이 가장 중요한 경제사안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문제에 전념하고 있음을 보다 많은 대중에게 보여주었다.... (45-55p)

 ...그러나 19333년 1월 히틀러의 집권이 바이마르공화국의 혼합경제로부터의 이탈이라는 중대한 측면을 상징한 것이라는 점을 부정하기를 어려울 것이다. 나치주의자가 1930년대 소련의 예측가능한 계획과 같은 어떤 확실한 계획을 갖고 독일 경제에 접근했던 것은 분명 아니다. 그들은 정치적으로 정권을 안정시키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과시적인 실업대책을 강구하려고 하였다. 히틀러는 '빵과 일(bread and work)'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느라고 밤잠을 설쳤다고 주장하였다. 이 말을 전적으로 믿을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히틀러는 통치의 성공 여부가 경기침체를 끝내기 위한 경제전략을 찾느냐에 달려 있음을 인식했던 것은 분명한 것 같다. 히틀러의 장기계획에는 별다는 확신이 서 있지 않았다. 그에게 경제는 결국 독일의 재무장과 유럽에서의 패권장악과 같은 다른 목적에 기여하게 될 수단에 불과하였다. 그의 전략적 지정학적 안목에서 경제는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즉, 경제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독일인이 생활공간(Lebensraum)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다. 히틀러에게 경제회복은 독일이 유라시아 제국을 통치할 때보다 밝은 경제적 미래를 보장하기 위한 초석이었다. (73-74p)

 제3제국의 노동자 지위에 관해서도 거의 동일한 평가를 내릴 수 있다. 1933년 이후 정부는 임금률을 낮게 유지했고, 바이마르공화국 기간에 임금과 노동조건에 관한 단체교섭을 수행했던 모든 독립적인 노동자조직을 해체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실시하였다. 노동조합은 1933년 5월 1일에 해체되었으며, 수많은 노조간부가 투옥되었다. 노동조합은 모든 피고용자와 고용인으로 구성된 노동전선(Labour Front)이라는 법인조직에 의해 대체되었다. 공장마다 노동평의원(Trustee of Labour)은 노동전선에 의해 임명되어 권력과 노동자 간의 중재인으로서 행동하였다. 평의원은 임금동결을 강요하였다. 파업행위는 불법이었고 어떠한 형태의 산업저항에 대해서도 가혹한 처벌이 가해졌다. 반항하는 노동자는 게슈타포(Gestapo)에 의해 '노동교육 휴가'조치를 당하거나 집단수용소에서 장기간 억류되었다. 노동자를 순종시키기 위해 노동전선은 '기쁨에서 솟아나는 힘(Kraft durch Freude)'이라는 조직을 창설하여 점심시간에 콘서트와 노동자 유흥을 제공했다. 공장을 보다 아름다운 작업장으로 만들기 위해 '노동의 미'운동을 전개하였다. 그 어떠한 것도 자유로운 임금교섭을 위한 대안은 아니었다. (10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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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유원의 파시즘 강의록에서 뽑아낸 책 중에 하난데, 기본적으로 경제사 책이라 그닥 재미는 없었다.. 이런 느낌의 책도 꼼꼼히 읽을 버릇을 해야 하긴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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