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만씨는 참 인상 좋음
영화 초반 30분에는 뭐 어설프게 각색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중후반부 부터 여러가지 에피소드(기본적인 대결구도에서부터 숯쟁이 사형수, 준치몸, 삼겹살)들이 삽입되면서(동시에 요리의 비중이 줄어들면서?) 그나마 꽤 잘 각색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허영만의 원작 <타짜>를 영화로 만들때도 4부의 에피소드를 적절히 버무린 감이 있었는데, 실제 만화<식객>에 나왔던 에피소드를 잘 짜맞춘 듯. 성찬과 진수(진수성찬)의 연애 모드도 과하지 않게 적절했던 느낌.
사실 수많은 에피소드로 구성되는 원작의 특성 상, 이걸 한편의 영화가 아니라 드라마로 만들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꽤 괜찮은 소재 아닌가? 한때 위세를 떨쳤던 '전문직 드라마' 아닌가... 한국적인 특색이 들어간지라 '팔아먹기도' 쉬울 듯 하고, 요리에 좀 더 비중을 두면서 천천히 진행되는 스토리는 꽤 괜찮을 듯.
당시 일본 관리의 후손이 사과하는 모습 등은 참 억지스러운 부분도 있었지만(식객을 일본에 수입하려던 배급사는 이런 장면들에 대해서 수정을 요구했지만, 수정하느니 수출하지 않겠다는 소식도 있더라. FILM2.0-<식객>, 일본엔 안 팔아)
덧. 타짜에서 허영만이 까메오로 나왔길래, 여기서도 나오나 했더니 막상 영화를 볼 때는 찾지 못했다. 기사를 뒤적여 보니, 마지막 부분에서 대사도 치면서 나왔다고 하는데! 왜 눈치를 못 챘지.
덧. 식객 원작 만화에서 명장면을 꼽으라면 이것. 5권에 있는 23화 <식사의 고통>편.

어쨌든, 다른 유기체를 먹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 정말 실존적 고통이 아닌가, 그 사랑하는 누군가 '수저를 놓'게 되더라도. 게걸스럽게 무언가를 내장으로 집어넣어야 하는 것은.
Posted by 아이스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