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 4일자 개콘에서 방송되었던 '도움상회' 코너를 두고 말들이 많다.
http://ooljiana.tistory.com/303 하재근씨가 블로그에 올린 글인데, 이 글과 여기에 달린 리플을 보면 대강 상황이 정리될 것이다.
이 코너를 보면서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 코너는 당시 국회에서의 상황을 그대로 묘사하였고, 폭력사태에 대한 비판은 당시 여당과 보수언론의 논조와 맞아떨어졌기에, '인터넷에서 욕 좀 먹겠군'하고 생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재근을 비롯한 네티즌들의 비판은 그 자체로 틀린 말은 아니다. 이런 태도는 정부여당의 논의를 재생산한다고도 볼 수 있고, 흔해빠진 양비론과 정치혐오로 다가가는 하나의 계단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코너를 비난할 수 있을까? 이것이 수준있는 정치평론이 아니라 하나의 개그 코너였다는 점에서, 이 코너에서 세련된 정치적 감각을 바라는 것은 무리다. '개그는 개그일 뿐 따지지 말자'라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올바름의 경계선마저 손쉽게 유린되는 개그프로그램에서 유독 도움상회의 코너가 욕먹는 것은 좀 불쌍하다.
도움상회가 비난받아야 할 이유라고 한다면, 그것은 재미가 없어서이다. 개그 코너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미덕인 '재미'가 어느새 상실되어 버렸다. 도움상회는 초반의 신선한 포맷을 살리지 못하고, 개그코너의 지옥행 열차인 똑같은 패턴으로 곰탕을 끓이고 있는 것 같다. 코너라는 것이 일정한 공식과 포맷을 가지고 있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 안에서의 변화가 너무나 적다. 박성호가 이순재와 양지운의 성대모사를 두달째 우려먹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답답할 지경이고, 송준근을 제외한 김지호 김영민 두명은 잘 받쳐준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이러한 식상함은 1월 4일자 방송에서 나름 '정치풍자'를 시도하면서 빛을 발한다. 코너 시작, 송준근이 '국회 본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란 대사를 치고, 김지호 김영민이 권투복장을 하고 따단따-하는 배경음악과 함께 등장하는 순간, 그 코너는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어떤 이야기를 할지 뻔히 눈에 보이는데, 상한가를 치고 있는 '달인'이나 '소비자 고발'에서 보여주는 '예측불가능성'이라는 매력은 접고 들어가는 것이다. 남은것은 식상해진 전개와 뻔한 성대모사(체험 삶의현장 성우 양지운의 성대모사는 처음엔 신선했다), 박성호의 익살뿐이지만 볼 수록 안스럽기만 하다.
더구나 그 내용이라는 것은, '싸우는 것 꼴보기 싫어요'. 이 내용이 가질 수 있는 정치적인 위험성은 접어두더라도, 인기없는 만평에나 실릴법한 내용을 그대로 따라하는게 과연 어떤 '정치풍자'가 될 수 있을까? 인터넷을 10분만 돌아다녀도 정말 낄낄댈 수 있는 정치풍자물이 쏟아져나오는 시대에, 저런 내용을 재생산하는건 개그 코너로서 자폭이다. 적어도 뉴스전문방송 YTN이 제작하는 '돌발영상' 정도는 재미있어야 하지 않을까.
-
'순정만화'라는 코너가 2주째 방송을 타고 있다. 여성 개그우먼 다섯명이 짠 코너인데, 5명의 여성이 만든 코너라는 것 하나만으로도 주목받을만 하다. 개그계의 강력한 남성중심적인 선후배관계에서 여성 개그우먼은 정형화된 역할을 맡는 경우가 많았는데, 개콘에서는 예술속으로GoGo(강유미,안영미)를 비롯해서 개그우먼의 새로운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어서 반가웠다. 아마 개그우먼들 만으로 코너를 짠 것은 거의 최초가 아닐까?(반면 개그맨들만으로 이루어진 코너는 셀 수 없이 많다) 순정만화에 대한 경험은 거의 없다시피 하지만, 선전이 기대된다
Posted by 아이스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