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문화일보가 “신정아씨 누드 사진”이 “발견”되었다며 입수한 사진을 지면에 게재한 보도 행태는 실로 충격적인 사건이다. 저널리즘이 마땅히 지켜야 할 개인의 초상권과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보도 앞에서 언론의 존재 의미를 묻게 된다. 문화일보는 해당 기사 게재 후 사이트 폭주로 인하여 홈페이지 정상 가동이 불가능할 정도다. 기자협회보 기사에 따르면, 문화일보 이용식 편집국장은 “이번 사건의 본질을 보여주는 상징적 증거라고 판단해 고심 끝에 게재했다”고 사진게재에 대해 변을 밝혔다. 그러나 문화일보의 해명과는 달리, 신정아씨 누드 사진 게재는 본 사건의 본질과는 거리가 멀다. 실상은 문화일보의 문제적인 보도로 인해 사건의 본질이 흐려졌다. 무엇보다 문화일보의 누드사진 게재 기사는 이 사건과 별도로 우리 사회의 병폐를 드러내는 또 하나의 사건이 됐다. 이번 문화일보의 보도 행태는 언론계의 ‘인권의식의 부재’와 ‘보도 윤리 실종’이라는 심각한 언론계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다. 문제의 문화일보 기사가 나가기 전까지 이 사건의 본질은 처음에는 학력 위조 여부, 미술계의 공정하지 못한 인사 행정에 대한 문제에서, 이후 청와대 고위 공직자가 이 과정에 개입하여 부적절한 처사가 어디까지였는지, 어떤 부정이 있었는지 검찰이 밝히는 것이었다. 검찰의 철저한 조사를 통해 이 사건과 연루된 인사들의 부적절한 처사와 권력과 직위를 남용해 부정한 행위가 밝혀진다면 누구든지 법에 따라 처벌 받고, 또한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과 별도로 문화일보 누드사진 게재 사건에서 보여준 언론계의 병폐 또한 더는 간과할 문제가 아님에 분명하다. 반인권적인 보도 행태의 극치를 보여준 문화일보 사건은 언론계의 인권 불감증이 언론 스스로 자정의 노력에 맡겨둘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여진다. 반인권적 보도행위, 독자들의 제재 필요해 문화일보가 누드사진을 게재하기 이전에 이미 이 사건이 윤리를 망각한 언론들에 의해 선정적인 보도로 흐를 조짐이 나타났다. 12일, 중앙일보는 신정아씨와 “평소 친분이 있던 본지 기자”와의 통화 내용을 기사화했다. 편집자주에서 “통화는 자연스럽게 인터뷰로 이어졌다”고 밝히고 있지만, 어디까지가 인터뷰이고, 어디까지가 사적인 통화인지 진위가 불분명한 채, “다음은 통화 내용”이라는 말 다음으로 바로 기자와 신정아씨의 통화내용이 이어진다. 물론 신정아씨 또한 자신의 행방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는 시점에서 기자에게 전화한 것은 나름의 목적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기자와 신정아씨가 상호간 사전에 인터뷰를 전제하지 않은 “1시간 30분을 넘긴”의 전화통화 내용을, 어디까지가 개인적 통화 내용이고, 어디서부터 인터뷰인지도 불분명한 통화 내용을, 기자가 이후에 편집해서 기사로 올린 대목은 논란과 시비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보도행태이다. 그러나 중앙일보의 보도 행태가 논란의 여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언론계 내부에서는 어떠한 문제제기도 없었다. 하룻밤을 지나자, 중앙일보 기사가 기폭제라도 된 마냥 문화일보는 신정아씨의 누드사진을 게재하고 나섰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몇몇 언론사들은 무비판적으로 자사 사이트에 누드 사진이 실린 문화일보 3면을 스크랩해 재차 유포했다. 네티즌을 비롯해, 여성계 등 사회 각계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지자, 그제서 주류 언론사들의 반인권적인 보도행태가 잠시 주춤해졌다. 그것도 언론사들의 경쟁이 과열되고 폭로전 양상으로 치닫는 것을 지켜보던 독자와 시민들에 의해 중단된 것이지, 언론계 내부에서 저널리즘의 윤리와 공정성에 대해선 진지한 성찰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다. 저널리즘에 대해 언론 스스로 자정 노력이 불가능한 수준이라면, 독자와 시민들에 의해 교정될 수 밖에 없을 듯하다. 이번 사태는 독자들이 나서서 언론사들에 대한 항의와 제재를 아끼지 말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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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이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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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지붕과 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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